2026년 8월 2일부터 EU에서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AI가 만든 콘텐츠에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표시를 넣어야 한다. 앤트로픽은 이 의무에 맞춰 클로드가 생성한 텍스트에 워터마크를, 클로드가 만든 파일에는 서명된 출처 메타데이터를 붙이기 시작했다. 적용 범위가 EU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역별로 나눌 방법이 아직 없어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공식 안내에 적혀 있다.
이 글은 실제로 무엇이 붙는지, 그 표시로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알 수 없는지를 공식 문서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탐지 API를 직접 돌려본 기록은 아니다. 앤트로픽 공식 안내 두 건과 EU 집행위 자료를 대조한 범위이며, 확인 시점은 2026년 9월 9일이다. 앤트로픽 문서의 마지막 갱신일은 2026년 9월 1일이다.
어디에, 언제부터 붙나
기준은 모델 출시일이다. 2026년 8월 2일 이후 출시된 클로드 모델은 출시 시점부터 표시를 지원한다. 공식 안내가 현재 지원 모델로 적어둔 것은 Fable 5.1과 Mythos 5.1 두 가지다. 그 이전에 나온 모델은 법이 정한 전환 기간에 해당하며, 앤트로픽은 순차적으로 적용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즉 지금 시점에서 “클로드가 쓴 글에는 다 워터마크가 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 구분 | 적용 범위 |
|---|---|
| 모델 | 2026-08-02 이후 출시 모델. 문서상 Fable 5.1, Mythos 5.1. 이전 모델은 순차 적용 |
| 제품 | 클로드 앱, Claude Platform(API), Claude Code, Claude Cowork, Claude Tag |
| 클라우드 경유 | AWS, Google Cloud, Microsoft Foundry를 통해 쓰는 경우도 포함 |
| 지역 | 클로드가 제공되는 모든 지역. EU 외 사용자도 동일 |
| 표시 종류 | 텍스트는 임베디드 워터마크, 파일은 서명된 출처 메타데이터 |
표시는 모델 수준에서 적용된다. 어느 제품 화면을 거쳐 나오든 같은 모델이면 같은 표시가 붙는다는 뜻이다.
텍스트 워터마크가 심기는 방식
글자를 더 넣거나 보이지 않는 문자를 섞는 방식이 아니다. 앤트로픽이 쓰는 것은 구글 딥마인드가 2024년 네이처 논문으로 공개한 SynthID-Text 계열 기법이다. 언어 모델은 다음 단어를 고를 때 후보 여럿 중 하나를 난수로 정하는데, 이 난수의 출처를 키 기반 값으로 바꾼다. 결과물의 단어 선택은 여전히 무작위처럼 보이지만, 키를 가진 쪽에서는 그 선택 순서가 키와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토큰이 추가로 생기지 않고, 속도나 요금에도 영향이 없다고 공식 문서는 설명한다. 딥마인드가 제미나이 트래픽 일부에 적용해 사용자 평가를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근거도 같이 제시돼 있다. 다만 이는 제공자 쪽 내부 검증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워터마크에는 사용자나 조직을 식별할 정보가 들어가지 않는다. 누가 언제 어떤 대화에서 만든 글인지는 키로도 복원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저작권이나 법적 책임 관계도 달라지지 않는다.
파일에 붙는 것은 워터마크가 아니다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다. 클로드가 .png, .jpg, .svg 같은 파일을 만들면 파일 안의 픽셀이 아니라 메타데이터에 서명된 기록이 들어간다. C2PA라는 업계 표준으로, 카메라 제조사와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가 이미 쓰는 형식이다. 파일 내용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 텍스트 워터마크 | 파일 출처 메타데이터 | |
|---|---|---|
| 방식 | 단어 선택 패턴에 신호를 심음 | 파일 메타데이터에 서명된 기록 첨부 |
| 내용 변경 | 없음(문자 추가·숨김 문자 없음) | 없음(본문 데이터 그대로) |
| 복사·붙여넣기 | 따라감 | 따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음 |
| 사라지는 조건 | 전면 재작성, 과도한 의역 | 포맷 변환, 재저장, 스크린샷 |
| 확인 도구 | 탐지 API(비공개 프리뷰) | Claude Content Checker(무료) |
| 변조 확인 | 해당 없음 | 서명으로 변조 여부 판별 가능 |
표시가 말하지 않는 것
여기가 이 변화에서 가장 오해가 쌓이기 쉬운 부분이다. 공식 문서는 한계를 꽤 길게 적어두었다.
먼저 표시가 검출됐다고 해서 클로드가 그 글을 썼다는 뜻은 아니다. 교정, 번역, 요약, 파일 변환에도 표시가 붙을 수 있다. 원래 아이디어와 문장은 사람의 것인데 클로드를 거쳤다는 이유로 신호가 남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 방향의 한계도 있다. 표시가 없다고 사람이 쓴 글이라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8월 2일 이전 모델로 만들었거나, 문단이 너무 짧거나, 다른 회사 AI로 만들었다면 클로드의 키로는 잡히지 않는다.
신호가 희박해지는 조건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정답이 하나뿐인 문장은 고를 여지가 없어 워터마크가 붙을 자리가 적다. 코드도 정확한 출력이 요구되는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신호가 적고, 주석 정도에만 남는다. 문법과 문장부호만 손보라고 시킨 교정 작업 역시 바뀐 단어 수가 적어 검출이 어렵다. 반대로 번역은 모든 단어를 모델이 고르므로 표시가 남는다.
정리하면 이 표시는 “이 글에 클로드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확률로 말해주는 장치다. 저작 여부를 판정하는 도구가 아니고, 표절 검사기 대체품도 아니다.
지금 확인해볼 수 있는 것
파일 쪽은 열려 있다. 앤트로픽이 claude.com/check-content에 무료 확인 도구를 두었고, C2PA를 읽는 다른 도구로도 확인된다. 반면 텍스트 워터마크 탐지는 비공개 프리뷰다. EU 법이 정한 자격 조직 — 규제기관, 법 집행기관, 언론, 팩트체커, 독립 연구자, 교육기관, EU 시민사회 단체 — 과 자체 준수 의무가 있는 기업에만 열려 있다. 신청 양식은 공개돼 있으나 일반 사용자가 자기 글을 넣어보는 용도로는 아직 쓸 수 없다. 접근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만 적혀 있다.
이건 클로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EU 집행위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까지 약 190개 조직이 이 행동강령에 서명했고, 1항 서명 기관은 82곳이다. 구글, 오픈AI,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미스트랄, 코히어 등 주요 모델 제공사가 여기 포함돼 있다. 각 회사가 자기 키와 자기 방식으로 표시를 넣으므로, 한 회사의 탐지기로 다른 회사 출력을 판별할 수는 없다. 서명자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는 2026년 9월 출범 예정이라 세부 운영은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된다
당장 사용자가 체감할 변화는 거의 없다. 출력 품질도, 속도도, 요금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앞으로 유통되는 AI 생성 텍스트에 출처 판별용 신호가 기본으로 실린다는 사실 자체다. 학교나 회사에서 “AI 사용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말이 나올 때, 그 확인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아는 편이 낫다. 지금 구조에서는 개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파일 메타데이터뿐이고, 텍스트 판정은 자격을 갖춘 기관에만 열려 있으며, 그 판정조차 저자 확정이 아니라 관여 가능성에 대한 확률 추정이다.
표시를 지우는 방법을 찾는 쪽으로 관심이 갈 수도 있는데, 공식 문서의 답은 담백하다. 전부 다시 쓰면 사라지고, 그 정도로 고쳤으면 그것을 AI 생성물이라 부를 수 있는지가 이미 논쟁거리라는 것이다.
참고
- https://www.anthropic.com/news/claude-text-watermark
- https://support.claude.com/en/articles/16266773-how-claude-marks-ai-generated-content
- https://digital-strategy.ec.europa.eu/en/news/strong-backing-code-practice-transparency-ai-generated-content
-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025-4
- https://platform.claude.com/docs/en/build-with-claude/watermark-detection
- https://c2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