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연 900만원 한도와 수수료가 두 번 붙는 구조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의 적립금 운용을 투자일임업자의 알고리즘에 맡기는 서비스다. 2025년 3월 28일 하나은행과 파운트투자자문이 첫 서비스를 열었고, 2026년 8월에는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잇따라 같은 구조의 서비스를 내놓았다.

가입 자격은 넓지만 한도와 비용에 조건이 붙어 있고, 공시되는 수익률은 실제 계좌 수익률과 다른 값이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와 각 사 발표, 코스콤 테스트베드 공시를 기준으로 조건을 갈라 놓는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가입 조건은 무엇인가

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창구는 퇴직연금사업자의 IRP 계좌 하나다. 금융위원회가 2024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17개 투자일임업자의 알고리즘이 가입자를 대신해 운용을 지시하는 구조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 기본 조건 (금융위원회 2025-03-27 보도자료 기준, 글 작성 시점 2026-09-14 확인)

항목 조건
가입 대상 소득이 있는 사람 누구나
가입 경로 퇴직연금사업자(은행·증권사)의 IRP 계좌
계좌 수 금융회사당 1개 계좌
일임 한도 IRP 계좌당 연간 900만원, 매년 900만원씩 증액
미사용 한도 다음 해로 이월
직접 운용과 병행 같은 IRP 계좌에서 직접 운용과 일임 운용 혼용 가능
알고리즘 요건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운용심사·시스템심사 통과

퇴직연금사업자마다 제휴한 투자일임업자가 다르고, 한 사업자가 여러 일임업자와 제휴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같은 IRP라도 어느 회사 계좌인지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알고리즘이 달라진다. 신한투자증권은 연금 개시 전 IRP 가입자만 이용 대상으로 두고 최소 금액을 100만원으로 정했는데, 이런 세부 조건은 사업자별 상품설명서에서 갈린다. 연금 개시 여부가 왜 조건이 되는지는 연금수령연차 글에서 다룬 계산 방식과 이어진다.

연 900만원 한도는 어떻게 쌓이나

한도는 계좌를 튼 첫해에 900만원이고, 해가 바뀔 때마다 900만원이 더해진다. 쓰지 않은 금액은 사라지지 않고 다음 해로 넘어간다. 금융위원회가 든 예시가 이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일임 한도 누적 예시 (금융위원회 2025-03-27 보도자료의 예시를 표로 옮김)

연차 그해 새로 생기는 한도 전년 잔존 한도 그해 총 한도 예시상 일임 체결액
1년차 900만원 0원 900만원 500만원
2년차 900만원 400만원 1,300만원 –

한도는 계좌 단위로 센다. 한 IRP 계좌에서 복수의 일임업자와 계약해도 합산액이 그 계좌의 한도를 넘을 수 없다. 직접 운용하는 돈과 섞어 쓰는 경우에도 일임 쪽 한도는 900만원 그대로다. 한도가 IRP 납입 한도와 별개라는 점도 짚어 둘 부분이다. 납입은 IRP 규정대로 하고, 그중 알고리즘에 맡길 수 있는 금액만 이 한도에 묶인다.

로보어드바이저 수수료는 어디서 두 번 붙나

비용은 두 층이다. IRP 계좌 자체에 붙는 퇴직연금사업자의 운용관리수수료와,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투자일임업자의 일임보수가 따로 있다. 금융위원회는 사업자가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금액에 대해 운용관리수수료를 인하하고, 일임업자는 정률과 성과연동 중에서 가입자가 보수 기준을 고를 수 있게 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 운용관리수수료는 IRP 계좌를 둔 은행·증권사가 받는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분에는 인하 조건이 붙는다.
  • 일임보수는 알고리즘 운용사가 받는다. 정률형은 운용 금액에 비율을 곱하고, 성과연동형은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
  • 편입 자산이 ETF라면 ETF 자체의 총보수가 그 안에서 별도로 빠진다.

실제 요율은 사업자와 일임업자의 조합마다 다르므로, 가입 화면의 수수료 안내에서 두 항목이 각각 얼마인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2026년 8월에 나온 두 증권사 서비스는 가입 경로가 자사 앱이고 한도는 같은 900만원 구조다.

2026년 8월 출시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 (각 사 발표 기준)

서비스 출시일 가입 경로 발표된 조건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로보Wrap 2026-08-05 IRP 계좌, MTS M-STOCK 연간 가입 한도 900만원, 글로벌 자산배분·리밸런싱·매매 자동
신한투자증권 신한 SOL 로보 연금 2026-08-31 IRP 계좌, 신한 SOL증권 앱 최소 100만원, 적극투자·위험중립·안정추구 3유형, 국내 상장 ETF, 월 정기 리밸런싱

3개월 수익률 94% 마이너스는 어떻게 읽나

알고리즘의 최신 수익률은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ratestbed.kr)에 공시된다. 한국경제가 2026년 9월 11일 기준 공시를 집계한 결과, 국내 자산 기반 퇴직연금 알고리즘 456개 중 430개(94.3%)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였고, 플러스인 26개도 최고가 1.59%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월 11일 7763.95에서 9월 11일 6910.90으로 10.99% 내렸다.

기간을 2년으로 늘리면 134.17%, 113.09%, 106.50%를 기록한 알고리즘이 있다. 같은 알고리즘 집단이 기간에 따라 정반대의 성적표를 내는 셈이라, 공시를 볼 때는 다음 세 가지를 함께 본다.

  • 어느 기간의 수익률인지. 3개월·1년·2년 값이 나란히 공시되므로 하나만 떼어 읽지 않는다.
  • 테스트베드 수익률은 실제 가입자 계좌 수익률이 아니다. 가입 시점, 매매 가격, 수수료가 사람마다 달라 차이가 난다.
  • 검증 기간이 얼마나 긴지.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12월부터 테스트베드에서 같은 전략을 운용했다고 밝혔는데, 이렇게 서비스 출시 전 운용 기간은 알고리즘마다 다르다.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최대 4년) 동안 수익률 현황을 살펴보고 성과가 확인되면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고 했다. 지금은 시범 운영 단계라는 뜻이고, 제도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시점이다.

정리하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는 소득이 있으면 IRP 계좌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알고리즘에 맡길 수 있는 돈은 계좌당 연 900만원씩 쌓이는 한도 안에서만 가능하고 남은 한도는 다음 해로 넘어간다. 비용은 사업자의 운용관리수수료와 일임업자의 일임보수 두 층으로 붙으며, 조합마다 요율이 다르다. 공시 수익률은 기간에 따라 크게 갈리고 실제 계좌 수익률과도 다른 값이므로, 3개월과 2년 값을 나란히 놓고 검증 기간까지 확인한 뒤 판단하는 편이 맞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