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바로 못 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보급하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은 유효기간이 지난 뒤에도 구매일 또는 최종 충전일로부터 5년 안이라면 잔액의 90%를 돌려주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조건이 둘 있다. 하나는 내가 가진 상품권이 이 약관의 적용 대상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얼마나 썼는가다. 명절 앞뒤로 상품권이 오가는 시기라 이 두 갈림길부터 정리한다. 기준은 2024년 9월 27일 개정된 표준약관 제10073호다.
상품권 유효기간은 최소 얼마이고 연장은 되나
| 구분 | 표준약관이 정한 기준 |
|---|---|
| 금액형(충전형·정액형) | 구매일 또는 충전일로부터 1년 이상 |
| 물품·용역 제공형 | 원칙은 1년 이상, 농·임·수·축산물이나 기간을 정해 한시 제공되는 물품은 3개월 이상 |
| 더 짧게 정한 경우 | 위 기간을 유효기간으로 본다 |
| 유효기간을 안 정한 경우 | 소멸시효 기간(5년)을 유효기간으로 본다 |
| 연장 | 유효기간 안에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3개월 단위로 연장 |
주: 공정거래위원회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제10073호(2024년 9월 27일 개정) 제5조.
발행자에게는 알릴 의무도 있다. 유효기간이 도래하기 30일 전 통지를 포함해 3회 이상, 유효기간이 다가온다는 사실과 연장 가능 여부·방법, 그리고 유효기간이 지난 뒤에도 잔액의 90%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이메일이나 문자로 알려야 한다. 전자형 상품권은 이 통지 의무에서 빠진다.
얼마를 쓰면 잔액을 돌려받나
| 상황 | 돌려받는 금액 |
|---|---|
|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 | 구매액 전부 |
| 유효기간 전, 금액형을 60% 이상 사용(1만 원 이하 상품권은 80% 이상) | 남은 잔액 전부 |
| 유효기간 전, 사용처가 불리하게 축소되거나 이용 조건이 바뀐 경우 | 잔액 전부 |
| 유효기간 전, 천재지변이나 상품권 자체 결함으로 물품 제공이 곤란한 경우 | 잔액 전부 |
| 유효기간 경과 후 ~ 구매일(최종 충전일)로부터 5년 | 잔액의 90% |
주: 같은 표준약관 제7조. 여러 장을 동시에 쓰면 총 금액을 기준으로 60%를 따진다.
주의할 것은 ‘60% 이상 사용’이 환불의 문턱이라는 점이다. 절반만 쓴 상태에서 남은 돈을 현금으로 달라고 하면 유효기간 안에는 요구할 근거가 없다. 그 경우엔 오히려 유효기간이 지나기를 기다려 90%를 청구하는 쪽이 유리해지는 구간이 생긴다.
사용처가 줄어드는 경우가 전액 환불 사유라는 조항은 2024년 개정으로 들어왔다. 다만 가맹점 폐업이나 가맹계약 만료처럼 관계 법령상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제외된다. 서비스가 끝날 때 남은 몫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기후동행카드 운영 종료 때와 같은 방식으로 약관에서 먼저 확인할 항목이다.
내 상품권이 이 약관의 대상인가
표준약관이 말하는 ‘신유형 상품권’은 금액이나 수량이 전자적으로 저장·기록된 것이다. 전자형(전자카드 등), 모바일, 온라인 상품권 세 가지를 가리킨다. 아래는 적용되지 않는다.
- 발행자가 전액 무상으로 준 상품권(무상 제공이라는 표시가 있어야 한다)
- 버스·기차 등 운송 서비스 이용만을 위한 것
- 전화카드처럼 통신 서비스 이용만을 위한 것
- 특정 영화나 특정 공연 관람권처럼 특정 서비스 이용권의 매매를 증명하려고 발행된 것
백화점에서 파는 종이 상품권은 여기 열거된 세 형태에 들지 않는다. 즉 위의 90%·60% 기준을 종이 상품권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고, 발행사 약관과 상품권 뒷면에 적힌 환불 조건을 따로 봐야 한다. 표준약관 자체도 공정위가 만들어 보급하는 권장 약관이라, 실제로 적용되는지는 발행자가 어떤 약관을 쓰는지에 달려 있다.
5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
소멸시효는 구매일 또는 충전일로부터 5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상법상 상사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돼 물품 제공도, 환불도, 잔액 반환도 청구할 수 없다. 충전형은 충전일마다 순차적으로 시효가 진행된다. 발행자가 자발적으로 사용을 허락한 경우에만 예외다.
환불을 청구할 권리는 상품권의 최종 소지자에게 있다. 선물로 받은 사람이 청구 주체이고, 그 사람이 청구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구매자가 대신 청구할 수 있다. 마일리지나 포인트처럼 명의에 묶이는 자산과는 다른 구조인데, 아시아나 마일리지 전환처럼 잔여분의 처리 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점은 같다.
정리하면
상품권 유효기간은 금액형 기준 1년 이상이고, 기간 안에 요청하면 3개월 단위로 연장된다. 유효기간이 지나도 구매일로부터 5년 안이면 잔액의 90%를 청구할 수 있고, 기간 안에는 60%(1만 원 이하는 80%) 이상 썼을 때 잔액을 돌려받는다. 단 이 기준은 모바일·전자·온라인 상품권에 적용되는 표준약관의 내용이며, 종이 상품권이나 무상으로 받은 상품권은 대상이 아니다. 기준일은 2024년 9월 27일 개정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