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산재 인정 기준은 “얼마나 힘들었나”가 아니라 발병 전 일정 기간의 업무시간으로 먼저 잰다. 2026년 10월 5일 보도된 고용노동부·근로복지공단 제출 자료에서,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뇌심혈관 질병으로 산재 사망한 2,350명 중 가장 많은 업종은 택배업이 아니라 건물 종합관리사업이었다. 259명으로 전체의 11%였고, 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택배업은 43명이었다.
숫자가 뒤집혀 보이는 이유를 알려면 두 개의 서로 다른 제도를 같이 봐야 한다. 하나는 발병한 뒤에 시간을 세는 산재 인정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애초에 근로시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승인 제도다.

과로를 세 갈래로 나눠서 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제1호가목과 고용노동부 고시는 뇌실질내출혈·지주막하출혈·뇌경색·심근경색증·해리성 대동맥류 다섯 질병을 대상으로 두고, 과로를 급성·단기·만성 셋으로 나눠 판단한다.
| 구분 | 보는 기간 | 기준 |
|---|---|---|
| 급성 |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 |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 |
| 단기 과로 | 발병 전 1주일 | 업무량·업무시간이 그 앞 12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 |
| 만성 과로 | 발병 전 3개월 이상 | 연속적으로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준 업무 |
세 갈래 중 실제 판정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쪽이 만성 과로이고, 숫자가 박혀 있는 것도 여기다. (기준일: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2026년 9월 15일 기준)
주 60시간과 64시간, 기간이 짧을수록 문턱이 높다
만성 과로의 시간 기준은 두 줄이다.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을 넘었거나,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넘었으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본다.
| 보는 기간 | 시간 기준 | 판단 |
|---|---|---|
| 발병 전 12주 | 주 60시간 초과 | 관련성이 강하다 |
| 발병 전 4주 | 주 64시간 초과 | 관련성이 강하다 |
| 12주 또는 4주 | 주 52시간 초과 | 업무시간이 길수록 관련성이 증가한다 |
여기서 읽기 어려운 지점이 하나 있다. 기간이 짧은 쪽의 문턱이 더 높다. 4주만 보면 주 64시간, 12주를 보면 주 60시간이다. 짧게 몰아친 과부하는 그만큼 더 길게 일했어야 같은 무게로 읽힌다는 뜻이고, 거꾸로 말하면 석 달 내내 주 60시간을 넘긴 쪽은 한 달만 보면 기준에 닿지 않을 수 있다. 어느 구간을 잘라 보느냐로 결론이 갈린다.
주 52시간은 그 자체로 인정선이 아니다. 넘었다고 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넘은 뒤부터는 시간이 길수록 관련성이 커진다고 보는 구간이다.

시간이 모자랄 때 무게를 더하는 일곱 가지
주 60시간에 닿지 않아도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있으면 관련성이 강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고시가 열거한 것은 일곱 가지다.
- 근무일정을 예측하기 어려운 업무
- 교대제 업무
- 휴일이 부족한 업무
- 한랭·온도 변화·소음 등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는 업무
-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 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시간 계산 자체에도 보정이 들어간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야간근무는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해서 센다. 같은 8시간이라도 밤에 일했다면 더 길게 일한 것으로 계산된다는 뜻이다. 교대제와 야간근무가 가중요인과 시간 계산 양쪽에 걸리는 구조다. 야간근무가 수면 쪽에 남기는 흔적을 어디까지 숫자로 볼 수 있는지는 수면 지표가 재는 것과 못 재는 것과 잠들기 전 시간 기준에 따로 적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업종에는 근로시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건물 종합관리사업의 대표 직군인 아파트 경비원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감시적 근로종사자에 해당할 수 있다. 사용자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적용제외 승인을 받으면, 그 근로자에게는 근로시간·휴게·휴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 승인을 받으면 | 내용 |
|---|---|
| 적용되지 않는 것 | 근로시간, 휴게, 휴일, 연장·휴일근로 가산수당 |
| 그대로 적용되는 것 | 야간근로 가산수당(밤 10시~오전 6시), 연차유급휴가 |
승인에는 요건이 붙는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은 심신의 피로가 적은 업무일 것, 하루 근로시간이 12시간 이내이거나 격일제라면 8시간 이상의 수면·휴게시간이 확보될 것, 수면·휴게시설을 갖출 것, 근로계약서에 적용제외를 적고 월평균 4회 이상 휴일을 보장할 것을 기준으로 든다.
두 제도의 관계가 여기서 드러난다. 승인을 받은 사업장에서는 주 52시간이나 연장근로 한도로 근로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 그런데 산재 인정 기준의 시간 계산은 그대로 적용된다. 합법적으로 길게 일하는 것과, 그렇게 일하다 발병했을 때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받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라는 뜻이다. 격일제 24시간 근무가 승인 요건을 지켰더라도, 발병 전 12주의 1주 평균이 60시간을 넘었는지는 따로 센다.
과로사 산재 인정 기준을 볼 때 먼저 챙길 자료
기준이 전부 기간과 시간으로 쓰여 있으므로, 남는 것은 그 시간을 무엇으로 증명하느냐다. 근무일지·출입기록·배차표처럼 날짜와 시각이 찍힌 자료가 12주치와 4주치로 각각 남아 있는지, 야간 시간대 근무가 몇 시간인지가 구분되는지를 본다. 교대제·휴일 부족·작업환경처럼 가중요인에 해당하는 사정은 근무표와 계약서에서 나온다. 감시적 근로종사자 승인을 받은 사업장이라면 승인 내용과 실제 근무가 어긋나지 않는지도 함께 확인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운동·생활 정보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통증·질환이 있거나 치료 중이라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참고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뇌혈관질병 또는 심장질환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및 별표 3 제1호가목) https://www.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570&ccfNo=4&cciNo=2&cnpClsNo=2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감시적 근로종사자의 근로관계 (근로기준법 제63조제3호,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제2항,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68조제1항) https://www.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1450&ccfNo=3&cciNo=2&cnpClsNo=3
- 한국경제, 택배도 공장도 아니었다…과로사 259명 나온 ‘뜻밖의 업종’ (2026-10-05, 고용노동부·근로복지공단 제출 자료)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053583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