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언시는 담합에 가담한 쪽이 스스로 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 주는 제도이고, 깎이는 폭이 신고 순서와 시점으로 갈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6년 10월 6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담합 조사에 들어갔다. 육계 가격이 반년 사이 37.7% 내렸는데 대표 메뉴 가격은 2만 3천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기였다(SBS 보도 기준).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담합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결과로 나타난 가격표가 아니라 그 앞에 있는 합의이고, 그 합의는 당사자들만 안다. 조사가 안에서부터 열리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리니언시는 조사 전후와 순서로 네 칸이 갈린다
공정위가 공개한 자진신고자 감면 기준은 조사 개시 전과 후를 나누고, 그 안에서 다시 1순위와 2순위를 나눈다. 네 칸의 내용이 다르다.
| 구분 | 순위 | 과징금 | 시정조치 | 고발 |
|---|---|---|---|---|
| 조사 개시 전 자진신고 | 1순위 | 면제 | 면제 | 면제 |
| 조사 개시 전 자진신고 | 2순위 | 50% 감경 | 감경 | 면제 |
| 조사 개시 후 조사협조 | 1순위 | 면제 | 감경 또는 면제 | 면제 |
| 조사 개시 후 조사협조 | 2순위 | 50% 감경 | 감경 | 면제 |
과징금만 놓고 보면 조사 전이든 후든 1순위는 면제, 2순위는 절반이다. 갈리는 것은 시정조치 쪽이다 — 조사 전에 먼저 온 1순위는 시정조치까지 면제되지만, 조사가 시작된 뒤 협조한 1순위는 감경에 그칠 수 있다.
순위가 하나 밀리면 결과가 절반으로 바뀌므로, 같은 담합에 가담한 쪽들은 서로가 먼저 갈까 봐 움직이게 된다. 제도가 노리는 것이 적발 자체가 아니라 이 불신이다. 근거 조문은 공정거래법 제44조(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감면 등)다.
법이 금지하는 담합에는 가격 말고도 여덟 가지가 더 있다
공정거래법 제40조가 부당한 공동행위로 드는 유형은 아홉 가지다. 가격을 맞추는 것만 담합이 아니다.
- 가격담합 — 가격을 함께 정하거나 올리고 내리는 것
- 거래조건담합 — 할인율·결제조건 같은 거래 조건을 맞추는 것
- 수량담합 — 생산량이나 출고량을 함께 조절하는 것
- 시장분할담합 — 지역이나 거래처를 나눠 갖는 것
- 설비제한담합 — 설비 신설이나 증설을 함께 막는 것
- 종류·규격제한담합 —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와 규격을 제한하는 것
- 조인트벤처담합 — 회사를 함께 세워 경쟁을 줄이는 것
- 입찰·경매담합 — 낙찰자나 투찰 가격을 미리 정하는 것
- 기타·정보교환담합 — 가격·생산량 같은 정보를 주고받는 것
마지막 항목이 2020년 전부개정으로 들어왔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언급된다. 합의서가 없어도 민감한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 자체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징금 상한은 사업자와 사업자단체에서 다르게 걸린다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한 행위로 보느냐에 따라 상한이 달라진다. 개별 사업자들이 합의한 것이면 부당한 공동행위이고, 협회 같은 단체가 나서서 정한 것이면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법 제51조)가 된다.
| 적용 조항 | 누가 한 행위인가 | 과징금 상한 |
|---|---|---|
| 법 제40조 부당한 공동행위 | 개별 사업자들의 합의 | 관련 매출액의 20% 이하 |
| 법 제40조 부당한 공동행위 | 관련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 40억원 이하 |
| 법 제51조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 사업자단체 | 10억원 이하 |
관련 매출액의 20%라는 비율은 담합 기간 동안 그 품목에서 나온 매출을 기준으로 삼으므로, 오래 이어진 담합일수록 분모가 커진다. 반면 사업자단체 쪽은 매출에 연동되지 않는 정액 상한이다. 기업 규모가 크면 두 조항 사이의 차이가 수십 배로 벌어질 수 있다.
리니언시를 알고 담합 조사 뉴스를 읽는 법
조사 착수는 결론이 아니라 시작이다. 뉴스에서 다음 셋을 구분해 보면 단계가 읽힌다. 첫째, 지금 알려진 것이 현장조사인지 심사보고서 단계인지다. 리니언시의 1순위 자리는 조사 개시 전에 가장 값이 크므로, 조사가 공개된 시점에는 이미 누군가 다녀갔을 수도 있고 아무도 없을 수도 있다. 둘째, 가격이 함께 움직였다는 정황과 합의를 입증하는 증거는 다른 것이다. 셋째, 과징금 규모를 가늠하려면 적용 조항과 관련 매출액 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쓰는 제도는 이쪽이 아니라 다른 자리에 있다. 가격 자체를 제도가 누르는 경우는 석유 최고가격제처럼 별도 근거가 필요하고, 이미 결제한 대금을 되돌리는 쪽은 할부항변권이 맡는다. 담합 조사는 그 둘과 달리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라 당국이 여는 절차다.
참고
- 공정거래위원회,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 (공정거래법 제40조·제44조, 유형 9가지와 자진신고자 감면 기준) https://www.ftc.go.kr/www/contents.do?key=693
- 공정거래위원회, 사업자단체금지행위 (공정거래법 제51조, 과징금 상한) https://www.ftc.go.kr/www/contents.do?key=694
- SBS, 공정위 치킨업계 담합 조사 착수 (2026-10-06)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785434
- 한국경제, 이 대통령 치킨값 언급 엿새 만에 가격담합 전격 조사 나선 공정위 (2026-10-07) https://www.hankyung.com/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