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온라인 구매는 국내에서 막혀 있다. 의료기사법 제12조 제5항이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통신판매 방법으로 파는 것을 금지하고,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시력을 교정하지 않는 컬러렌즈도 같은 규칙 안에 있다.
17일 연합뉴스는 앱에서 렌즈를 고르고 동네 안경원에 방문 예약을 잡은 뒤 매장에서 결제하는 「온라인 픽업」 서비스가 다시 수사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검찰이 한 차례 불기소했지만 대검찰청이 재기수사를 명령했다는 내용이다. 택배로 받는 것도 아닌데 왜 문제가 되는지, 법이 무엇을 막고 무엇을 남겨 두었는지부터 본다.
렌즈 온라인 구매를 막는 조항은 어디에 있나
근거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약칭 의료기사법) 제12조다. 안경업소 개설부터 판매 방법까지 한 조문에 묶여 있고, 2026년 9월 11일 시행본 기준으로 콘택트렌즈에 걸리는 항은 셋이다.
- 제5항은 누구든지 안경·콘택트렌즈를 전자상거래법 제2조의 전자상거래·통신판매 방법으로 판매하지 못하게 한다. 안경사만이 아니라 플랫폼·일반 판매자도 대상이다.
- 제6항은 안경사가 안경·콘택트렌즈를 안경업소에서만 팔도록 한다. 매장 밖 행사장이나 방문해서 파는 것도 여기에 걸린다.
- 제7항은 안경사가 콘택트렌즈를 팔 때 사용방법·유통기한·부작용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
컬러렌즈가 빠지지 않는 이유는 시행규칙 제15조에 있다. 안경업소가 갖출 시설을 정하면서 「콘택트렌즈(시력보정용이 아닌 것을 포함한다)의 판매에 적합한 시설」이라고 적어, 미용 목적 렌즈도 안경업소에서 파는 물건으로 다룬다. 소프트콘택트렌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는 의료기기다.
전자상거래법 제2조는 통신판매를 「우편·전기통신 등으로 판매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청약을 받아 판매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번 논란의 축이 이 정의의 「청약을 받아」 부분이다.
금지되는 방식과 남아 있는 방식
조문과 시행규칙을 나란히 놓으면 판매 방식이 아래처럼 갈린다. 「쟁점」 행은 법원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은 부분이다.
| 판매 방식 (2026-10-18 기준) | 근거 조문 | 판단 |
|---|---|---|
| 쇼핑몰에서 결제하고 택배로 받기 | 의료기사법 제12조 제5항 제1호 | 금지, 위반 시 500만원 이하 벌금(제31조) |
| 판매자가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구매자에게 파는 구매대행 | 제12조 제5항 제2호, 시행규칙 제15조의2 | 금지 |
| 안경사가 안경업소 밖에서 판매 | 제12조 제6항 | 금지, 500만원 이하 벌금 |
| 영리 목적으로 특정 안경업소에 고객 알선·소개 | 제14조 제2항 | 금지, 500만원 이하 벌금 |
| 안경업소에 직접 가서 안내받고 구매 | 제12조 제6항·제7항 | 허용, 안경사가 사용방법·유통기한·부작용 안내 |
| 앱에서 고르고 예약한 뒤 매장에서 결제 | 제12조 제5항·제14조 제2항 해석 | 쟁점, 2026-10 재기수사 중 |
시행규칙 제15조의2가 막는 구매대행은 네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다. 사이버몰에 상품 정보와 가격을 올리고, 국내 구매자의 요청을 받아, 판매자가 손익 위험을 지는 수입화물주로서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 구매자에게 파는 방식이다.
벌칙은 제31조에 모여 있다. 제5항 위반(3의2호), 안경업소 밖 판매(3의3호), 영리 목적 알선(4호)이 모두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제32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도 함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제12조 제5항이 금지하는 행위는 「판매 등」이고 벌칙도 그 위반자에게 붙는다.
2024년 헌재는 왜 금지를 유지했나
헌법재판소는 2024년 3월 28일 2020헌가10 사건에서 제12조 제5항 제1호 중 「안경사의 콘택트렌즈 판매」 부분을 재판관 8대 1로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인터넷으로 렌즈를 팔아 벌금 약식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이 2020년 6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이다.
다수의견의 축은 둘이었다. 시력과 눈 상태는 시간이 지나며 바뀌는데 전자상거래로 팔면 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착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제한되는 사익은 영업상 불이익과 소비자의 다소간 불편에 그친다는 점이다. 각막에 직접 닿는 제품이라 유통 중 변질·오염이 건강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판단도 함께 보도됐다.
반대의견은 안경업소가 드문 농어촌·도서 지역의 접근성 제약과, 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렌즈는 규제를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반대의견의 두 번째 논리가 이후 규제샌드박스 논의와 같은 방향이다. 보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3월 안경원의 콘택트렌즈 판매 중개 플랫폼에 실증특례를 허용했고, 2026년 7월 그 기간 연장을 검토하자 대한안경사협회가 반대 집회를 열었다. 협회는 목표 참여 안경원 1,000곳 중 실제 참여가 149곳이었다고 주장했다.
예약 후 매장 결제는 왜 다시 수사받나
온라인 픽업은 택배가 없다. 소비자가 앱에서 제품과 도수를 고르고 안경원 방문 일정을 잡으면, 매장에서 안경사 안내를 받고 결제한 뒤 가져간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렌즈 유통사 한 곳이 2022년부터 이 플랫폼 운영사를 여러 차례 고발했다.
검찰이 불기소한 근거로 보도된 것은 세 가지다. 고객이 매장을 직접 고르고, 판매 계약과 결제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안경사를 통해 끝나며, 플랫폼이 안경원에서 알선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의 둘은 「청약을 받아 판매」했는지(제12조 제5항), 마지막 하나는 「영리 목적 알선」인지(제14조 제2항)와 맞닿는다.
대한안경사협회는 불복해 항고했고, 대검찰청이 재기수사를 명령하면서 판단이 다시 열렸다. 협회는 안경원이 단순 수령 거점이 되면 굴절검사와 안내 절차가 형식이 된다고 본다. 반대쪽은 동네 안경원이 수백 가지 색·도수 재고를 다 둘 수 없어 예약이 재고 부담을 덜어 준다고 본다. 협회가 회원에게 면허 정지 요구 같은 행정처분을 예고한 뒤 제휴 안경원은 1,600여 곳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도됐다.
하나 짚어 둘 것은 법 조문이 모든 구매 때 굴절검사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제7항이 의무로 정한 것은 사용방법·유통기한·부작용 정보 제공이다. 전화나 메신저로 제품을 미리 알리고 방문해 사는 방식은 일반 안경원에서도 써 왔다는 보도도 있어, 결국 쟁점은 「앱이 청약을 받는 창구였나, 방문 예약을 잡는 창구였나」로 좁혀진다.
렌즈 온라인 구매 전에 확인할 네 가지
렌즈 온라인 구매나 예약을 고민한다면 아래 넷을 차례로 본다.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 어느 서비스가 적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판매 구조다.
- 결제가 어디서 일어나는가. 앱에서 돈을 내고 택배로 받는다면 제12조 제5항이 금지하는 통신판매다.
- 판매자가 안경업소인가. 해외 사이트를 대신 들여와 파는 구매대행은 시행규칙 제15조의2가 막는다.
- 매장에서 안경사가 안내하는가. 사용방법·유통기한·부작용 설명은 판매 때의 법적 의무다. 설명 없이 물건만 건네받았다면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 눈 상태가 지난번과 같은가. 헌재가 시력과 눈 상태는 바뀐다고 본 대목이 이 질문이다. 도수가 맞지 않거나 충혈·통증이 있으면 구매보다 진료가 먼저다.
| 확인 항목 | 해당되면 | 근거 |
|---|---|---|
| 앱 결제 + 택배 수령 | 통신판매로 금지 | 제12조 제5항 제1호 |
| 해외 구매대행 | 금지 | 시행규칙 제15조의2 |
| 앱 예약 + 매장 결제 | 2026-10 기준 재기수사 중 | 제12조 제5항, 제14조 제2항 |
| 매장 방문 구매 | 허용, 안경사 정보 제공 의무 | 제12조 제6항·제7항 |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제도 정보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눈에 통증·충혈·시야 변화가 있다면 렌즈 착용을 멈추고 안과 진료를 받으세요. 법 적용은 수사·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제14조·제31조·제32조 (시행 2026-09-11, 법률 제21423호): https://www.law.go.kr/법령/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5조·제15조의2 (시행 2024-11-28, 보건복지부령 제1072호): https://www.law.go.kr/법령/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시행규칙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시행 2026-07-21): https://www.law.go.kr/법령/전자상거래등에서의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
- 헌법재판소 2024. 3. 28. 2020헌가10 결정 (국가법령정보센터 헌재결정례): https://www.law.go.kr/LSW/detcSc.do?menuId=13&query=2020%ED%97%8C%EA%B0%8010
- 연합뉴스, 클릭해 예약한 컬러렌즈…안전과 편의 사이 멈춰 선 혁신(종합), 2026-10-17: https://www.yna.co.kr/view/AKR20261016090451530
- 세계일보, 콘택트렌즈 전자상거래 금지 합헌 보도, 2024-04-02: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402506302
- 메디팜헬스뉴스, 대한안경사협회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특례 연장 반대”, 2026-07-16: https://www.medipharmhealth.co.kr/mobile/article.html?no=117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