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B DC 차이를 수익률로 읽으면 결론이 한쪽으로 쏠린다.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이 2026년 5월 낸 「2025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서 2025년 연간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 3.53% vs 확정기여형(DC) 8.47%였다. 그런데 DB 가입자가 퇴직할 때 받는 돈은 이 3.53%로 계산되지 않는다.
두 제도는 수익률이 다른 상품이 아니라 퇴직급여를 정하는 공식이 다른 제도다. 이 글은 그 공식부터 놓고, 어떤 조건에서 어느 쪽 금액이 커지는지를 계산 예시로 본다. 수치는 글 작성 시점(2026-10-12)에 확인한 2025년 말 기준이다.

퇴직급여를 정하는 공식은 어떻게 다른가
DB는 받을 돈이 먼저 정해지고, DC는 회사가 넣을 돈이 먼저 정해진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과 투자 백서의 용어 설명을 한 표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 구분 | 확정급여형 (DB) | 확정기여형 (DC) |
|---|---|---|
| 먼저 정해지는 것 |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 | 회사가 매년 넣을 부담금 |
| 공식 | 퇴직 시점 평균임금 × 근속연수 (계속근로 1년에 30일분 평균임금 이상) |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매년 근로자 계정에 납입 |
| 적립금을 굴리는 사람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운용 결과의 책임 | 회사 — 운용이 나빠도 정해진 급여를 지급 | 근로자 — 운용 결과만큼 늘거나 줄어든다 |
| 본인 추가 납입 | 해당 없음 | 가능 |
| 중도인출 | 불가 (담보대출만) | 법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가능 |
| 2025년 말 적립금 | 228.9조원 (45.7%) | 141.6조원 (28.2%, 기업형 IRP 포함) |
그래서 DB 가입자에게 중요한 숫자는 퇴직할 때의 평균임금과 근속연수 두 개다. DC 가입자에게는 매년 쌓인 부담금과 그 돈이 몇 %로 굴러갔는지가 전부다. 연금저축·IRP와 함께 놓고 계좌 구조를 비교한 글은 연금저축 IRP 차이, 세액공제보다 먼저 갈리는 조건에 있다.
DB 3.53%와 DC 8.47%를 나란히 놓으면 안 되는 이유
DB 수익률은 회사가 맡긴 적립금의 수익률이다. 이 숫자가 낮아도 DB 가입자의 퇴직급여는 줄지 않고, 높아도 늘지 않는다. 차이가 나는 쪽은 회사의 적립 부담이다.
| 제도별 수익률 (총비용 차감 후, 2025년 말 기준) | DB | DC |
|---|---|---|
| 2025년 연간 | 3.53% | 8.47% |
| 2024년 연간 | 4.04% | 5.18% |
| 5년 연환산 | 2.81% | 3.75% |
| 10년 연환산 | 2.27% | 3.09% |
| 원리금보장형 비중 | 91.9% | 67.0% |
2025년 DC 수익률이 높았던 데는 해가 컸다. 백서는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16.80%였고 그 주된 원인으로 코스피 변동률 +75.6%를 든다. 10년 연환산으로 보면 DC는 3.09%다. 한 해 숫자가 아니라 이 장기값이 아래 비교의 출발점이다.
- DC 적립금의 67.0%는 여전히 원리금보장형에 있다. 수익률은 상품을 무엇으로 골랐는지에 따라 가입자마다 크게 갈린다.
- DB의 원리금보장형 비중 91.9%는 회사의 선택이고, 가입자 급여와는 연결되지 않는다.
임금 인상률과 운용수익률, 어느 쪽이 크면 DC가 유리한가
DB 퇴직급여는 마지막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하므로, 임금이 오르면 지난 근속 기간 전부가 새 임금으로 다시 계산된다. DC는 매년 그해 임금의 1/12이 들어가 그때부터 굴러간다. 그래서 임금 인상률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으면 DB 쪽, 낮으면 DC 쪽이 커진다.
아래는 그 원리만 보이려는 단순 계산이다. 첫해 월급 500만원, 근속 10년, 30일분 평균임금을 월급과 같다고 놓고, DC 부담금은 매년 말 그해 월급 1개월분을 넣는다고 가정했다. 세금·수수료는 뺐다.
| 가정 (근속 10년, 첫해 월급 500만원) | DB 퇴직급여 | DC 적립금 |
|---|---|---|
| 임금 연 3% 인상, DC 연 2.27% | 6,524만원 | 6,320만원 |
| 임금 연 3% 인상, DC 연 3.09% | 6,524만원 | 6,550만원 |
| 임금 연 3% 인상, DC 연 5% | 6,524만원 | 7,124만원 |
| 임금 연 5% 인상, DC 연 3.09% | 7,757만원 | 7,152만원 |
| 임금 동결, DC 연 3.09% | 5,000만원 | 5,756만원 |

임금이 연 3% 오르는 회사에서 DC를 연 3.09%로 굴리면 두 금액은 거의 같다. 갈림길은 결국 앞으로 내 임금이 몇 %씩 오를지와, 내가 DC를 몇 %로 굴릴 수 있을지를 비교하는 일이다. 둘 다 미래 값이라 이 표는 답이 아니라 비교의 틀이다.
퇴직 직전 임금이 줄면 DB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DB 공식의 약점은 같은 곳에 있다. 마지막 임금이 근속 전체에 곱해지므로, 퇴직 직전에 임금이 줄면 그동안의 근속 기간 전부가 줄어든 임금으로 계산된다. 위 예시에서 열 번째 해에만 월급이 20% 줄었다고 놓으면 이렇게 된다.
| 같은 가정에서 10년째 월급만 20% 감소 | DB 퇴직급여 | DC 적립금 (연 3.09%) |
|---|---|---|
| 감소 전 | 6,524만원 | 6,550만원 |
| 감소 후 | 5,219만원 | 6,419만원 |
DC에서는 이미 넣은 9년치 부담금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지막 해 몫만 줄어든다. 근속이 길고 퇴직 전에 임금이 깎이는 구간이 예정돼 있으면 두 제도의 차이가 이 지점에서 가장 크게 벌어진다.
중도인출과 추가 납입은 DC에만 있다
DB 가입자는 적립금을 중도에 꺼낼 수 없고, 정해진 사유가 있을 때 적립금의 50% 한도에서 담보대출만 받을 수 있다. DC 가입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2조와 시행령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중도인출을 할 수 있다.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사거나 전세금·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사업장당 1회).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하는 질병·부상의 의료비를 연간 임금총액의 1,000분의 125를 넘게 부담하는 경우.
- 파산선고나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신청일부터 거꾸로 5년 안).
- 주거시설 유실·가족 실종·15일 이상 입원 같은 재난 피해를 입은 경우.
중도인출한 금액은 그대로 퇴직급여에서 빠진다. 꺼낼 수 있다는 것은 편의이지 그만큼 덜 받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운용을 맡기는 방식으로 DC 수익률을 바꾸는 상품 구조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연 900만원 한도와 구조에서 다뤘다.
퇴직연금 DB DC 차이를 내 상황에 대입하는 순서
퇴직연금 DB DC 차이는 어느 쪽이 좋은 제도인지가 아니라 내 임금 경로와 내 운용 능력 중 무엇을 믿을지의 선택이다. 순서는 이렇다.
- 우리 회사 퇴직연금이 DB인지 DC인지, 둘을 함께 두는지부터 퇴직연금 사업자 앱이나 규약에서 확인한다.
- DB라면 앞으로의 임금 경로를 본다 — 꾸준히 오르는지, 퇴직 전에 줄어드는 구간이 있는지.
- DC라면 지금 적립금이 원리금보장형에 얼마나 있는지와 그 금리가 내 임금 인상률보다 높은지를 본다.
- 제도 종류를 바꾸는 것은 개인이 혼자 정할 수 없다. 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내 월급과 근속연수, 인상률을 넣어 두 금액을 직접 비교하려면 퇴직연금 DB DC 계산기를 쓰면 된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계산 예시는 단순화한 가정이며 실제 퇴직급여는 회사 규약과 평균임금 산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참고
-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보도자료(2026-05-20, 첨부 PDF):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19411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퇴직연금의 종류」(2026-09-15 기준): https://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999&ccfNo=1&cciNo=2&cnpClsNo=1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퇴직연금 중도정산」(2026-09-15 기준): https://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999&ccfNo=2&cciNo=1&cnpClsNo=2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퇴직급여 변경」(2026-09-15 기준): https://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999&ccfNo=1&cciNo=3&cnpCls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