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IRP 차이, 세액공제보다 먼저 갈리는 세 가지 조건

연금저축 IRP 차이를 세액공제 한도 600만원과 900만원의 차이로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두 계좌가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그 앞에 있다. 누가 열 수 있는지, 넣은 돈을 어디까지 굴릴 수 있는지, 55세 전에 꺼낼 수 있는지 — 이 세 조건이 계좌의 성격을 정하고, 세액공제는 그 위에 얹히는 규칙이다.

여기에 회사가 넣어 주는 퇴직연금(DB형·DC형)까지 놓고 보면 세 계좌가 노후 자금을 어떻게 나눠 맡는지 구조가 보인다. 이 글은 계좌 구조와 세금이 붙는 층의 구조까지만 다루고, 어느 계좌에 얼마를 넣을지는 정하지 않는다. 수치는 글 작성 시점(2026년 9월) 기준이다.

연금저축 IRP 차이는 계좌 구조에서 어떻게 갈리나

세 계좌는 “누가 돈을 넣고 누가 운용하나”로 갈린다. 연금저축은 본인이 넣고 본인이 운용한다. IRP(개인형퇴직연금)도 본인이 넣고 운용하지만 소득이 있어야 열 수 있고, 회사에서 나오는 퇴직급여를 받는 그릇 역할을 겸한다. 퇴직연금 DB형·DC형은 회사가 넣는다. DB형(확정급여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퇴직할 때 받을 금액이 근속기간과 임금으로 미리 정해지며, DC형(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매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넣고 근로자가 운용한다.

연금저축·IRP·퇴직연금 세 계좌에 본인과 회사가 각각 돈을 넣는 방향과, 퇴직하면 퇴직연금이 IRP로 옮겨 가는 흐름을 화살표로 그린 도해
연금저축과 IRP는 본인이 넣고, 퇴직연금은 회사가 넣는다. 퇴직하면 회사 몫이 IRP로 들어온다.

표 1. 세 계좌 비교 (2026년 9월 기준, 자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고용노동부·한화투자증권)

구분 연금저축(펀드) IRP 퇴직연금 DC형 퇴직연금 DB형
가입 자격 소득·연령 제한 없음 소득이 있는 사람 회사가 제도를 도입한 근로자 회사가 제도를 도입한 근로자
돈을 넣는 주체 본인 본인 + 회사 퇴직급여 이체 회사(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 본인 추가납입 가능 회사
운용하는 주체 본인 본인 본인 회사
위험자산 한도 없음 적립금의 70% 적립금의 70% 해당 없음
원리금보장상품 없음 예금·ELB 등 가능 가능 회사가 운용
55세 전 중도인출 가능(세금 부과) 법이 정한 사유만 법이 정한 사유만 불가
계좌관리 수수료 없음 있음(비대면 가입 시 면제하는 회사가 있음) 회사 부담(본인 추가납입분은 본인) 회사 부담

지금 “연금저축”이라 부르는 것은 대개 연금저축펀드다(신탁은 2018년부터 신규 가입이 끊겼다). IRP는 한 계좌 안에 예금 같은 원리금보장상품과 펀드·ETF·리츠 같은 실적배당상품을 함께 넣을 수 있지만, 연금저축펀드에는 원리금보장상품이 없다. 반대로 위험자산 70% 한도는 IRP와 DC형에만 있다. 주식 편입 비중이 50%를 넘는 펀드·ETF, 하이일드채권펀드, 리츠가 여기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는 IRP로 들어오는 것이 원칙이다. 2022년 4월 14일부터는 퇴직금 제도를 쓰는 회사도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정으로 지급하도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했고, 55세 이후 퇴직하거나 퇴직급여가 300만원 이하인 경우 등이 예외다. 그래서 IRP에는 회사에서 넘어온 퇴직급여와 본인이 넣은 돈이 한 통에 들어 있고, 이 둘은 세금이 붙는 방식이 다르다.

세액공제 한도 900만원은 어느 계좌에서 채워지나

900만원은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세는 한도이고, 그중 연금저축 몫은 600만원까지다. 연금저축에 900만원을 다 넣으면 600만원만 공제 대상이 되고, 900만원 전부를 공제받으려면 IRP에 300만원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납입 자체는 두 계좌를 합쳐 연 1,800만원까지 할 수 있으며, DC형에 본인이 추가로 넣는 돈도 이 안에서 센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원(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면 납입액의 16.5%, 초과면 13.2%다(지방소득세 포함). 구간은 연봉이 아니라 총급여액과 종합소득금액으로 판정하는데, 두 값이 어떻게 다른지는 총급여액과 종합소득금액이 공제 요건에서 갈리는 지점에서 다뤘다.

표 2. 납입 조합별 공제 대상 금액 (자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소득세법 제59조의3)

연금저축 납입 IRP 납입 공제 대상 금액 총급여 5,500만원 이하(16.5%) 총급여 5,500만원 초과(13.2%)
900만원 0원 600만원 99만원 79만 2천원
800만원 100만원 700만원 115만 5천원 92만 4천원
600만원 300만원 900만원 148만 5천원 118만 8천원
0원 900만원 900만원 148만 5천원 118만 8천원

표의 금액은 상한이다. 세액공제는 그해 내야 할 세금 안에서만 깎이므로, 결정세액이 그보다 적으면 남는 공제액은 사라진다. 두 계좌에 얼마씩 넣었을 때 얼마가 공제되는지는 연금저축 IRP 세액공제 계산기에 납입액을 넣으면 단계별로 나온다.

예고된 변경이 하나 있다. 재정경제부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15~34세 청년이 퇴직연금계좌에 넣는 돈에 소득과 관계없이 15%(지방소득세 포함 16.5%) 공제율을 적용하는 안이 들어 있다. 정부안 기준 2027년 1월 1일 이후 납입분부터이고, 문구가 “퇴직연금계좌”라 연금저축까지 포함되는지는 확정된 법률을 봐야 한다. 정부안이 법률이 되기까지 거치는 단계는 세법개정안이 국회 통과까지 거치는 다섯 지점에 정리돼 있다.

한 계좌 안의 돈은 세 층으로 나뉜다

연금계좌에서 돈을 꺼낼 때 세금은 “어느 층의 돈이 나가나”로 정해지고, 그 순서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이 고정해 두었다. 먼저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본인 납입금(과세제외금액)이 나가고, 그다음 회사에서 넘어온 퇴직급여(이연퇴직소득), 마지막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이 나간다. 세금이 없는 층이 먼저, 세금이 붙는 층이 나중이다. 운용 손실이 나면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반대 순서로 깎는다.

연금계좌 하나를 세로로 잘라 세액공제 안 받은 납입금, 회사 퇴직급여,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의 세 층으로 나누고 위에서부터 나가는 순서를 표시한 단면 도해
세금이 없는 층이 먼저 나가고, 세금이 붙는 층이 나중에 나간다.

표 3. 층별 재원과 붙는 세금 (자료: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제40조의3, 삼일PwC 2024년 12월 정리)

인출 순서 재원 연금으로 받을 때 연금 외로 받을 때
1층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본인 납입금(그해 납입분, 한도 초과 납입분 포함) 과세 없음 과세 없음
2층 이연퇴직소득(회사 퇴직급여) 퇴직소득세의 70%(연금수령 10년 이하), 60%(10년 초과 20년 이하), 50%(20년 초과) 퇴직소득세 전액
3층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 + 운용수익 연금소득세 3.3~5.5%(연 1,500만원 이하일 때, 나이별), 초과 시 16.5% 분리과세 또는 종합과세 선택 기타소득세 16.5%

1층이 있다는 점이 자주 빠진다. 연 1,800만원을 넣고 900만원만 공제받았다면 나머지 900만원은 1층이고, 언제 꺼내도 세금이 없다. 3층의 운용수익은 꺼낼 때 과세되며, 여러 해와 여러 상품의 손익을 합쳐 남은 수익에만 세금이 붙는다. 2층은 퇴직급여가 IRP로 들어온 뒤부터 생기고, 그 뒤로는 어느 층이 언제 나가는지가 그해 세금을 정한다. 2층에 붙는 비율이 연금수령 기간으로 갈리는 구조는 연금수령연차를 계좌 보유기간과 다르게 세는 이유에서 따로 다뤘다.

55세 전에 꺼내야 할 때 두 계좌가 갈리는 지점

연금저축은 언제든 일부를 꺼낼 수 있고, IRP는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꺼낼 수 있다. 연금저축에서 55세 전에 꺼내면 1층은 세금 없이 나가고 3층에는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세액공제로 돌려받았던 것을 도로 내는 셈이지만, 계좌를 유지한 채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다.

IRP의 중도인출 사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정한다.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이나 임차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으로 의료비를 지출하는 경우(의료비 규모 요건이 따로 있다)
  • 최근 5년 이내에 개인회생 절차가 개시되거나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 천재지변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이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IRP에서 돈을 꺼내는 방법은 해지뿐이다. 해지하면 계좌 전체가 연금 외 수령이 되어 2층에는 퇴직소득세 전액, 3층에는 16.5%가 붙는다. 일부만 꺼낼 수 없다는 점까지 합치면 IRP에 넣는 돈은 55세까지 묶어 둘 수 있는 돈이어야 하고, 이 조건이 세액공제 300만원 차이보다 앞에 온다.

정리하면

연금저축 IRP 차이는 세 조건에서 먼저 갈린다.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어도 열 수 있고 IRP는 소득이 있어야 한다. IRP는 위험자산을 적립금의 70%까지만 넣을 수 있는 대신 원리금보장상품을 함께 둘 수 있고, 연금저축펀드는 한도가 없는 대신 원리금보장상품이 없다. 연금저축은 세금을 내고 일부를 꺼낼 수 있지만 IRP는 법정 사유가 없으면 해지밖에 없다. 세액공제 600만원과 900만원은 그 위에 얹히는 규칙이고, 퇴직연금 DB형·DC형은 퇴직 뒤 IRP로 흘러들어와 세 계좌가 한 곳에서 만난다. 그 뒤로는 어느 층의 돈이 나가는지가 세금을 정한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