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수료 0.407%, DB·DC는 회사가 IRP는 내 계좌가 낸다

퇴직연금 수수료는 적립금을 관리해 주는 금융회사에 매년 내는 비용이고, 같은 퇴직연금이라도 DB·DC·IRP 중 어느 제도냐에 따라 누구의 돈에서 빠지는지가 다르다.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의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총비용부담률은 연 0.407%였다. 작아 보이는 숫자지만 퇴직연금은 수십 년을 굴리는 계좌라, 내 계좌에서 빠지는 비용이라면 복리로 쌓인다.

이 글은 퇴직연금 비용이 어떤 항목으로 이뤄지는지, 제도별로 누가 내는지, 그리고 수수료 면제를 내건 IRP에서도 남는 비용이 무엇인지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과 백서 원문으로 정리한다. 수치는 글 작성 시점(2026-10-26) 기준이다. 연금저축과 IRP가 갈리는 조건은 연금저축 IRP 차이에 먼저 정리해 두었다.

저녁 식탁 위 스탠드 불빛 아래 중년 여성이 돋보기안경을 쓰고 퇴직연금 안내 우편물 봉투 셋을 나란히 펼쳐 놓고 한 장을 들어 살펴보는 그림
퇴직연금 수수료는 DB·DC·IRP 중 어느 제도냐에 따라 빠지는 계좌가 다르다.

퇴직연금 수수료는 무엇으로 이뤄지나

백서는 퇴직연금 비용을 세 갈래로 나누고, 연간 총비용을 일평균 적립금으로 나눈 값을 총비용부담률이라고 부른다.

비용 항목 무엇에 대한 대가인가 2025년 비용부담률 (연, 백서) 2024년
운용관리수수료 운용 상품 제시, 운용 지시 처리, 기록 관리 0.145% 0.158%
자산관리수수료 적립금 보관과 관리 0.168% 0.178%
펀드비용 펀드·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 자체의 보수와 비용 0.094% 0.078%
합계 (총비용부담률) 연간 총비용 ÷ 일평균 적립금 0.407% 0.414%

관리 수수료 두 가지는 1년 새 내려갔고 펀드비용만 올랐다.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옮겨 가는 적립금이 늘면 펀드비용의 몫이 커진다는 뜻이다. 2025년 제도별 총비용부담률은 DB 0.380%, DC 0.538%, IRP 0.311%였고, 금융권역별로는 은행 0.451%, 생명보험 0.399%, 손해보험 0.345%, 증권 0.335%, 근로복지공단 0.078% 순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이 낮은 것은 30인 이하 중소기업에 낮은 수수료를 매기는 계약 구조 때문이다.

DB·DC·IRP 중 퇴직연금 수수료는 누가 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은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누가 부담하는지 제도별로 정해 두었다.

제도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 펀드 보수 근거
DB형 (확정급여형) 사용자가 부담 운용 결과가 회사 몫이라 회사에 돌아간다 시행령 제4조 ④
DC형 (확정기여형) — 회사 부담금 사용자가 부담 가입자가 고른 펀드의 기준가에서 빠진다 시행령 제10조 ②
DC형 — 가입자가 더 넣은 추가 부담금 가입자가 부담 가입자 부담 시행령 제10조 ② 단서
10명 미만 사업장 IRP 특례 사용자 납입분은 사용자, 가입자 추가분은 가입자 가입자 부담 시행령 제19조 ②
퇴직금을 옮겨 받거나 직접 가입한 IRP 가입자 적립금에서 빠진다 가입자 부담 사용자 부담 규정 없음

DB형은 회사가 퇴직급여 액수를 약속하는 제도라 비용도 운용 결과도 회사가 떠안는다. 내 퇴직급여는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정해지므로 수수료 수준이 직접 닿지 않는다. 두 제도가 퇴직급여를 어떻게 다르게 계산하는지는 퇴직연금 DB DC 차이에 있다.

DC형은 관리 수수료를 회사가 내더라도 어떤 상품을 고르느냐에 따른 펀드 보수는 내 적립금에 반영된다.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 사전지정운용방법(디폴트옵션)으로 넘어간 적립금도 그 상품의 보수가 붙는다. 그 흐름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에 정리했다.

IRP는 퇴직하면서 퇴직급여를 옮겨 받는 계좌이고, 여기서부터는 회사가 대신 내 주는 비용이 없다. 퇴직 뒤 몇십 년을 굴리는 돈이 바로 이 계좌라는 점에서 수수료가 가장 오래 쌓이는 자리다.

IRP 수수료 0.311%가 20년이면 얼마가 되나

백서의 2025년 IRP 평균 총비용부담률 0.311%를 그대로 넣어 단순 계산하면 차이가 보인다. 5천만원을 연 4%로 20년 굴리고, 비용률만큼 수익률이 깎인다고 가정했다. 세금과 추가 납입은 뺐다.

연 비용률 20년 뒤 적립금 비용 0%와의 차이
0% 약 1억 956만원 —
0.1% 약 1억 747만원 약 209만원
0.311% (2025년 IRP 평균) 약 1억 319만원 약 637만원
0.5% 약 9,949만원 약 1,007만원

연 0.311%는 한 해로 보면 5천만원에 15만원 남짓이지만, 빠진 돈이 다음 해 수익을 만들지 못하므로 20년 뒤에는 약 637만원으로 벌어진다. 수익률이 같다면 비용률이 낮은 쪽이 남는다는 단순한 구조이고, 실제 수익률은 상품과 시장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5천만원짜리 화분 두 개가 20년 동안 자라는데 비용 0%인 화분은 약 1억 956만원까지, 연 0.311% 비용이 빠지는 화분은 약 1억 319만원까지 자라 두 높이 차이 약 637만원을 표시한 도해
연 4%로 20년 굴린다고 가정하면 2025년 IRP 평균 비용률 0.311%만으로 약 637만원이 벌어진다(세금·추가 납입 제외).

수수료 면제 IRP에서도 남는 비용

IRP의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하는 금융회사가 늘었다. 증권사 상당수가 비대면 개설 IRP에 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은행은 비대면 개설이나 일정 잔액 이상을 조건으로 면제·할인한다. 2026년 8월 1일부터는 생명보험사 한 곳이 가입 채널·잔액과 무관하게 모든 IRP의 두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아주경제가 전했다. 법령도 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의 사용자·가입자에게 수수료 감면을 주도록 부과 기준을 정해 두었다(시행령 제24조의2 ①).

다만 면제되는 것은 관리 수수료 두 가지까지다. 아래 비용은 면제 IRP에서도 그대로 남는다.

  • 펀드를 고르면 그 펀드의 운용보수·판매보수 같은 총보수가 기준가에서 매일 빠진다.
  • ETF를 고르면 ETF 자체의 총보수와 사고팔 때의 매매 비용이 든다.
  • 운용 지시가 없어 디폴트옵션으로 넘어간 적립금에도 그 상품의 보수가 붙는다.

백서에서 펀드비용 비율이 2024년 0.078%에서 2025년 0.094%로 오른 것도 같은 흐름이다. 관리 수수료가 0원인 IRP라도 고른 상품의 보수가 높으면 총비용은 줄지 않는다.

퇴직연금 수수료를 비교할 때 볼 네 가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에서 사업자별 수익률과 수수료를 함께 볼 수 있고, 2026년 3월부터는 퇴직연금 통계 메뉴에 사업자별 수수료 금액(총비용·운용관리·자산관리·펀드 총비용)도 공시된다. 내 계좌를 점검할 때는 아래 순서로 본다.

  1. 내 퇴직연금이 DB·DC·IRP 중 무엇인지 확인한다. DB면 관리 수수료는 내 몫이 아니다.
  2. DC·IRP라면 지금 담긴 상품의 총보수를 확인한다. 관리 수수료보다 상품 보수가 더 클 수 있다.
  3. IRP라면 내 계좌가 관리 수수료 면제 조건(비대면 개설, 잔액 기준 등)에 해당하는지 금융회사 안내로 확인한다.
  4. 사업자를 비교할 때는 1년 수익률만 보지 말고 같은 제도·같은 상품 유형의 장기 수익률과 총비용을 함께 본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수수료와 면제 조건은 퇴직연금 사업자마다 다르고 바뀔 수 있으므로 가입한 사업자의 최신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