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커튼은 공기를 가두지 못하면 0.2도에 그친다

겨울이 오면 두꺼운 커튼을 단다. 창에서 들어오는 찬 기운을 막아 준다고 하고, 제품 설명에도 방한·방풍이 앞에 붙는다.

그런데 커튼은 창의 성능을 바꾸는 물건이 아니다. 창에 매겨진 값과 수단은 창문 단열 고르는 기준에 정리해 두었는데, 커튼은 그 표의 어느 칸도 바꾸지 않는다. 커튼이 하는 일은 창 앞에 공기층을 하나 두는 것이고, 그 층이 가만히 있어야 값을 한다.

창 앞에 드리운 두꺼운 커튼과 유리 사이에서 공기가 위아래로 도는 모습을 옆에서 본 그림
공기가 돌면 층이 아니라 통로가 된다.

커튼은 창의 등급을 바꾸지 않는다

창세트에는 열관류율로 매겨진 효율등급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준으로 1등급이 0.9 이하, 5등급이 2.3 초과 2.8 이하다(W/㎡·K). 이 값은 창세트 자체를 시험해 매긴 것이라 커튼을 달아도 바뀌지 않는다.

커튼이 손대는 것은 창이 아니라 창과 실내 사이의 공기다. 그래서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공기층이 실제로 갇히는가.

실험에서는 0.2도였다

2012년 1월에 방송된 실험 결과가 이 질문에 답한다. 바깥 0도, 실내 20도를 유지한 조건에서 두꺼운 암막 커튼을 달았을 때 난방에너지 절감율은 1.4%, 실내온도 상승은 0.2도에 그쳤다.

같은 실험에서 다른 수단도 함께 쟀다.

수단 조건 결과
두꺼운 암막 커튼 바깥 0도 · 실내 20도 유지 난방에너지 절감율 1.4%, 실내온도 0.2도 상승
단열필름(㎡당 4만 원) 표면온도 13.4도인 유리 실내온도 약 1도 상승

2012년 조건의 측정값이라 지금의 제품·주택과 그대로 같지는 않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커튼 한 장으로 난방이 달라지기를 기대하면 숫자가 그만큼 나오지 않는다.

공기가 돌면 층이 아니다

커튼의 위·아래·양옆과 유리와의 거리 네 곳을 창 정면 그림 위에 표시한 도해
원단보다 네 군데를 먼저 본다.

왜 그 정도에 그치는지에 대한 설명이 기사에 함께 실렸다. 건축자재업체 연구원은 창문과 커튼 사이의 차가운 공기가 내부의 공기와 계속 열교환을 일으켜 실제로는 단열 성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공기는 움직이지 않을 때만 단열재가 된다. 창과 커튼 사이 공간이 위아래로 열려 있으면, 유리에 닿아 식은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고 그 자리에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위에서 들어온다. 이 순환이 계속되면 커튼은 공기를 가둔 것이 아니라 차가운 공기를 데우는 통로를 하나 만든 셈이 된다.

기밀 쪽에서 통기량으로 성능을 재는 이유도 같다. 움직이는 공기는 열을 그대로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커튼에 “3중직”, “형상기억” 같은 표기가 붙어도 그것은 원단 쪽 이야기이고, 순환을 막는 것은 원단이 아니라 설치 방식이다.

가두려면 네 곳을 막는다

그래서 커튼으로 무언가를 하려면 원단보다 치수와 설치를 본다.

막는 곳 무엇을 보나
위쪽 커튼봉과 천장 사이로 공기가 넘어간다. 커튼박스가 있거나 벽에 바짝 붙여 달면 그 길이 줄어든다
아래쪽 커튼 끝이 바닥이나 창틀 아래까지 내려와야 한다. 짧으면 아래로 찬 공기가 빠져나온다
양옆 창 폭보다 넓게 달아 벽에 겹치게 한다. 옆이 벌어지면 위아래 순환이 그대로 생긴다
유리와의 거리 너무 붙이면 결로가 커튼에 닿고, 너무 띄우면 공기 기둥이 커진다

유리와의 거리에는 한 가지가 더 걸린다. 유리 제조사 기술자료는 차양막을 유리에서 10cm 이상 띄우라고 안내한다. 공기가 전혀 돌지 않으면 유리 가운데만 과열돼 열파손 조건이 쌓이기 때문이다. 공기를 가두는 것과 완전히 막는 것은 다르다.

커튼을 겹쳐 쓰는 경우도 같은 기준으로 본다. 레이스와 암막을 함께 달면 층이 둘이 되지만, 위아래가 열려 있으면 층이 늘어난 만큼의 값을 하지 않는다.

방한커튼을 고를 때 재는 것

수치는 2026년 10월 4일 기준 공개 자료를 따르고, 원단 구성과 규격은 공급사 표기를 따른다.

  • 길이: 창틀 아래까지 내려오는지. 바닥형인지 창틀형인지를 먼저 정한다.
  • 폭: 창 폭의 1.5~2배로 주름이 잡히는지, 양옆이 벽에 겹치는지.
  • 상단 처리: 커튼박스·벨크로·무타공 중 무엇으로 위쪽 틈을 줄이는지.
  • 원단 표기: 3중직·형상기억 같은 표기는 원단 설명이고, 그것만으로 순환이 막히지는 않는다.

방한커튼은 창을 보완하는 물건이지 창을 대신하는 물건이 아니다. 공기를 가두는 설치가 되지 않으면 원단을 아무리 두껍게 해도 숫자는 0.2도 쪽에 가깝다.

참고